야경이 아름다운 도시 프라하에 가면 반드시 봐야 하는 동상이 있다. 그건 바로 카를교 위에 있는 요한 네포무크(체코어:얀 네포무츠키) 동상이다. 카를교에는 30개 정도의 동상이 있는데 지나다 보면 이 동상 앞이 사람들이 제일 많이 북적인다.
그는 누구인가?
네포무크의 성 요한 또는 '요한 네포묵'이라고도 불리는 가톨릭의 성인. 고해성사의 비밀, 나아가 가톨릭 교회법의 권위를 지키기 위해 순교한 사람으로, 체코의 국민 수호성인, 또한 고해자, 비방 받은 사람, 강, 다리, 익사자, 홍수 피해자의 수호성인이다. 네포무크 촌장의 아들로, 본래 이름은 얀 벨플린(Jan Velflín). 하지만 그는 자신을 소개할 때 가문 이름을 대는 대신 그냥 '네포무크에서 온 얀'이라고 했다고 한다.
순교
보헤미아 국왕 바츨라프 4세와 프라하 대주교 간의 사이가 좋지 않을 시기, 네포무크는 국왕의 둘째 부인의 고해 신부였다. 그러던 어느 날 국왕이 네포무크를 불러 왕비가 저지른 잘못을 알아내기 위해 그녀가 고해한 내용을 말하라고 하였는데, 사제는 신이 금하는 것을 할 수 없다며 단호히 거절했다. 전해지는 말에 따르면 왕비가 자신에게 정부가 있었음을 고해하던 것을 신하가 엿듣고 왕에게 고자질을 하는 바람에, 왕이 요한 네포무크에게 정부의 이름을 대라고 캐물었지만 거절했다는 이야기였다. 왕은 네포무크에게 자신에게 그 내용을 말할 수 없다면 누구 하나의 생명에게 말해 보라고 했고, 그는 옆에 있던 개에게 뭔가 귓속말을 했다. 확실히 하나의 생명에게 뭔가 말하긴 했지만, 그 모습을 보고 왕은 당연히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체포되어 혀가 잘리는등 고문을 받고 순교하였고 시신은 카를교에서 블타바 강에 거꾸로 던져졌다. 네포무크를 나타내는 상징물은 5개의 별로 이루어진 후광이 있다. 그 이유는 고해성사의 비밀을 목숨을 바쳐 지킨 그가 물에 빠지자 5개의 별이 강물 위로 떠올랐다고 해서 그의 동상에는 5개의 별이 있다.
소원을 들어주는 동상
카를교에 제일 먼저 세워진 동상이 1683년 네포무크 성상이며 그 아래에는 성인의 발자취를 새긴 2개의 부조가 있다. 왼편에는 네포무크에게 고해하는 왕비를 뒤로 바츨라프 4세와 그의 개가 조각되어 있고, 오른편에는 거꾸로 매달려 강에 떨어지려 하는 네포무크와 그를 지켜보기를 강요받으면서도 고개를 돌리고 마는 왕비가 조각되어 있다. 각각 개와 매달린 네포무크 신부 부분이 색이 바래어 있는데 배우자의 충성을 바라는 마음이 있다면 개를 만지고 프라하에 돌아오고 싶다면 여인을, 소원을 이루고 싶다면 떨어지는 네포무크 신부를 만지며 소원을 빌면 된다고 한다. 그리고 카를교 중간쯤에 네포무크가 강으로 던져진 장소가 있는데 여기도 소원을 이뤄주는 동상이 있어서 사람들이 많다.
마치며
만약 프라하를 방문하여 카를교를 간다면 이 동상들을 찾아 만져서 소원을 비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프라하는 야경과 다시 한번 방문해보고 싶은 도시이므로 시간이 없다면 여인이라도 만지기를 바란다. 만약 동상의 위치를 못 찾겠다면은 카를교 위를 쭉 걸어가다 보면 빛바랜 부조 앞에서 사람들이 많이 모였 있고 사진을 많이 찍고 있을 것이다. 그러면 당신이 찾고 있는 네포무크 동상일 것이다.